어릴 때부터 열심히 이야기를 탐닉했다.
그리고 덕분에 자연스레 생겨버린 사고방식...
[그럴 수도 있다.]
친구의 남친을 너무 좋아해서 뺏어버린다.
ㅡ응 그럴 수도 있다.
뒤늦게 사랑을 깨닫고 자식들 버리고 도망간다
ㅡ응 그럴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괴로워하는 걸 두고 볼 수 없어서 안락사시킨다.
ㅡ응 그럴 수도 있다.
도덕적 가치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상황, 그 사람의 마음을 따라가다보면
[응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나는 [절대] 불륜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사랑 때문에 [절대] 자식들 버리고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절대] 살인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가 [절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고,
예측불가능한 변수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정말 사랑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내가 동시에 한 남자를 사랑한다고 치자.
사랑의 열병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나는
사랑보다 우정이 먼저라며 사랑을 포기하겠다고 [생각]은 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신]은 하지 못한다.
왜냐?
오랜 우정을 단숨에 허물어버릴 정도로
깊은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아직 그 상황, 그 감정을 겪어보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한다.
어떠한 상황이 닥치면 내 의지와 내 감정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그로 인해 또 어떤 한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질 것인지...
그게 바로 인생의 묘미가 아니던가
사실 최근 어떤 상황에 빠져서 갈팡질팡 중이다.
머리로는 결론을 내렸는데
마음은 자꾸 반대쪽으로 기울어져서
나도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헷갈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 일로 기대와 결정과, 감정이
각각 별개로 움직 일 수 있다는 걸 또 한번 깨달았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머리 속으로는 시험 못봤다고 단정 짓는데도
속으로는 점수가 잘 나오기를 기대하는 그런 거... 쳇!
그런 내 자신이 스스로도 한심하지만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거...
음... 너무 어려워.
어쨌든 선택은 내렸다.
이제 남은 건 마음의 키를 돌리는 일뿐.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인생이란 바다는 뜻대로 되어주지 않는거. 휴우~









덧글
민하사 2007/10/01 00:54 # 답글
생각보다 우리가 '이해 해줄 수 있는' 영역은 좁디 좁은것 같습니다..세상만사 그럴수도 있는거지요
나루 2007/10/01 03:55 # 삭제 답글
공감되네요. 그런데 이런 성격이면 남들에게 좀 이상한 취급을 받곤 하죠...
시안 2007/10/01 04:16 # 답글
아.. 맞아요. 공감갑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일에 대해서 화내고 있을때도 '뭐 그럴수도 있지..'란 생각이 문득문득 듭니다;
백아 2007/10/01 05:14 # 답글
그럴수도 있죠. 근데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해도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게 또 사람.
파이널 2007/10/01 05:20 # 답글
우정.. 야이 우정..
poxen 2007/10/01 09:17 # 답글
정말이예요. 그럴수도있습니다.
corgi 2007/10/01 09:47 # 답글
다 알고있잖아요. 다만 겉으론 안그럴거야 이럴뿐이지. 뭘 세삼스럽게....
카미트리아 2007/10/01 09:57 # 답글
"그럴수 있다"하고 "그래도 된다"하고"이해 할수 있다" 하고의 거리는우주의 끝에서 부터 끝가지 보다 먼 것 같더라고요...
흔히 말한..
"이해는 할수 있지만, 인정은 못한다." 또는,
"이해는 못하지만, 인정은 한다." 라는 식으로요...
남극탐험 2007/10/01 10:10 # 답글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러면 못쓴다"가 인간이 갖는 답이죠.1년전에 크게 저를 배신했던 마녀는
1년만에 나타나 말하더군요.
"인과응보로 당했다"고...
뭐, 그것도 "그럴 수도 있"는 거지요.
인간이란 원래 조낸 재밌는 동물입니다.
그래도 뭐...저는 [절대]불가능한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껏 에베레스트나 남극점은 아무나 못가는 곳이지만,
그래도 그 절대의 영역을 넘나드는 사람이 있는 법이죠.
장담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신념과 행동으로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귤만주면햝 2007/10/01 11:07 # 답글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시군요 ㅎㅅㅎ언젠가 이거에 관한 포스팅을 하려고 했는데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을 뵙게되니 반갑네요 -ㅂ-
마약쟁이 2007/10/01 12:13 # 답글
이오공감보고 넘어왔습니다..남의 얘기면 저역시 님처럼 그럴수 있다.. 하겠지만..
그게 나랑 조금이라도 관련이 되어 있으면 그럴수 없다고.. 광분하지 않을까요???
나에게 관련있는쪽으로 편드는건 인간이기에 어쩔수 없다는..
카오플 2007/10/01 12:42 # 답글
이말도 맞고 저말도 맞다. 이것이 대인배 정신.
향이 2007/10/01 12:57 # 답글
그럴 수도 있으니포기할때는 과감히, 빠르게, 깨끗이 포기하는 것이
그 이후에 도움이 되죠...
이걸 배워가는중...
아직 힘들어요... =ㅅ=;;;
애플 2007/10/01 13:06 # 삭제 답글
오오오! 이런 글 저도 언제한번 포스팅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완전 반갑네요!! 특히 저 위에 있는 충고들ㅋㅋㅋ 그런데 막상 밖으로 나가보면 정말 따갑고 뜨거운 눈초리 작렬이죵.. 으 너무 어려워요ㅠ_ㅠ
보스의여자 2007/10/01 13:10 # 답글
'그럴 수도 있다'는 사실 나와 관계 없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무책임함이죠.
탁이 2007/10/01 15:00 # 답글
벌어진 일은 그렇게라도 받아들이고.그렇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고.
그런거겠죠?
나이든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지. 자주 얘기하는게 그런 의미였나봐요.
ㅎㅅ7ㅡ 2007/10/01 17:05 # 삭제 답글
jgj
남자 2007/10/01 19:12 # 답글
세상사를 납득하셨군요. 자식이 죽어도,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그럴 수도 있다...로 넘어간다면 대단..하겠지만 힘들겠지요.
클로딘 2007/10/01 20:56 # 답글
굉장히 공감 가는군요. 저도 소설을 종종 쓰다보니 일어나는 현상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3인칭적인 시점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눈 앞에 닥친 나의 일이 아니면)그런데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건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 상황으로 봤을 때 "그런상황 이라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 라는 의미라는 것이지 "나 같아도 그렇게 할 것이다" 와는 별개의 의미거든요.^^; 그러다 보니 종종 오해를 살 때도 생깁니다. 상대방의 말에 "그래, 너라면 그럴 수 있겠지, 많이 속상했겠다" 라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3인칭적인 시점에서)이건 어디까지나 "너라면" 의 의미이지 "나라도" 그랬을거라는 의미는 아니기에.. "이해"와 "동조" 란 제 안에선 별개의 의미로 구분이 되어있는 것 같아요;
목장별 2007/10/01 22:31 # 답글
하지만 이것 저것 이해하다보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 헷갈릴 때가 있죠. 사람이란 인생에 대해서 조금은 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루미스 2007/10/01 22:33 # 답글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차라리 쪼잔하고 집착적으로 사는 게 훨씬 편할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이 있을수도 있는거지요.(웃음)
이정퓨 2007/10/01 23:34 # 답글
간접경험이 많이 쌓이면 자연히 어떤 '패턴'을 알게 된달까, 만사에 달관하게 되죠. 그렇지만 또 자기 일로 맞닥치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ㅠㅠ 결국 모든 일은 자기 앞에 닥치기 전까지는 모르는 거죠ㅠㅠ
Goldmund 2007/10/02 00:44 # 답글
CASE BY CASE욕안먹고, 상처안받는선에서라면 뭐;;;;
듀렐 2007/10/02 16:01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 '절대', '100%'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있다면 역시 그건 신이려나...~_~